들어가며
채권을 공부하면서, "단기 채권과 장기채권의 금리 차이가 역전이 되면 경기 침체가 온다."라는 말을 많이 접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도 긴 시간 동안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경기 침체가 오는 것인지에 대해서 많은 전문가들이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한번 정리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었는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두 금리의 차이가 어떤 의미를 가지며, 경기침체와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채권이란?
채권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면, 채권은 차용증과 같은 의미로, 돈을 빌리기 위해서 발행하는 문서입니다. 발행할 때 기간과 이자가 결정되어 있고, 이 채권을 매수하는 사람은 만기까지 쭉 가지고 있으면 그 이자를 확정적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발행하는 기관 또는 단체의 신뢰성이 담보가 된다면, 참으로 안전한 투자수단이 되는 것입니다.
2021.02.03 - [투자 공부/채권] - 채권 기초
그런데, 채권은 만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투자자는 만기까지 가지고 있어야 약속된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투자자가 돈이 급해져서 급하게 필요한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요? 만기까지는 못 기다리니, 이 채권을 다른 사람에게 팔아서 돈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파는 시점의 금리와 발행시점의 금리에 따라서 이득을 볼 수도 있고, 손해도 볼 수 있는데요,
만약, 발행하는 시점의 금리보다 현재 금리가 올랐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채권의 가격은 내려갔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높은 금리고 발행한 채권을 사면 될 것을 굳이 낮은 금리로 발행한 채권을 살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물론 둘 사이에 적정 시장가가 협상이 되면 거래는 되겠지만, 금리 상황에 따라서 내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은 거의 명백할 것입니다.
반대로 금리가 내렸다면, 채권의 가격은 올랐을 것입니다. 시장에서 채권을 사려고 보니 이자를 많이 안 주는데, 과거에 높은 이자를 받기로 한 채권은 시장의 수요가 있으므로, 내가 산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 것입니다. 이런 것이 채권 거래인 것이고요, 채권은 안전자산이지만, 때로는 이런 금리의 상황 속에서 거래를 해야 하는 경우 손실을 볼 수도 있는 자산입니다.
하나만 기억합시다!
이자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이자가 내리면 채권 가격은 올라간다.
자세한 내용은 이전 쓴 포스팅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1.02.11 - [투자 공부/채권] - 채권의 가격 계산
단기채권과 장기채권
보통 1~3년 사이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단기 채권이라고 하고, 10년 이상이 되는 채권을 장기채권이라고 합니다. 채권의 표면이율이라고 하는, 발행시점에 결정되는 이자는 보통 단기로 갈수록 낮아지고 장기로 갈수록 높아지게 됩니다.
그 이유는 장기로 갈수록 시장이나 투자자 또는 발행기관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데, 이러한 것들이 다 리스크이고, 이것은 일종의 프리미엄으로 작용을 하기 때문에 더 비싼 이자를 준다고 해야 투자자들이 매수를 할 것입니다.
계속해서 살펴볼 채권은 미국의 채권을 볼 텐데요, 보통 단기 채권은 2년물 채권, 그리고 장기 채권은 10년물 채권을 말합니다. 영어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0-Year Treasury Constant Maturity (10년물)
2-Year Treasury Constant Maturity (2년물)
이 두 채권의 금리가 보통은 단기는 낮고, 장기는 높을 것이므로, 두 금리는 항상 일정한 간격을 두고 움직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이 둘 차이의 금리가 서로 역전이 되기도 한다는데, 계속해서 살펴보겠습니다.
경기사이클과 금리
우선, 살펴보기에 앞서서 경기 사이클과 금리의 관계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는 보통 경기가 좋지 않으면 금리를 내리면서 경기부양을 하게 됩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대출을 받을 때 부담이 적어지므로, 기업들은 빛을 내어서 투자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가계대출도 증가를 하게 되니까 부동산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게 되고, 이런 상황들이 지속되면서 경기가 회복하게 됩니다.
이렇게 쭉 가다 보면, 경기는 과열이 되게 됩니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니 물가는 오르고,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걱정하게 됩니다. 손에 쥐고 있는 돈은 많은데, 조금만 쓰고 나면 없어집니다. 이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는 금리를 올려야 합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반대로 과열된 시장이 식으면서 또 경기가 한풀 꺾이게 됩니다.
가장 간단하게 살펴보았는데요, 경기의 움직임에 따라 금리도 조절되며, 위에서 말씀드렸듯, 시장 금리는 채권의 가격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은 모두 개별적으로 동작하는 것이 아닌 서로 유기적으로 얽혀서 돌아가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리하면, 경기의 불황과 호황에 따라 금리를 이용하여 이것을 조절한다는 것이고, 사람의 투자 심리도 금리에 따라 어디로 투자를 할지 결정이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21.04.30 - [경제 공부/기초] - 경기 순환(business cycle)
2021.03.30 - [경제 공부/기초] - 인플레이션(inflation)
단기 채권 금리에 영향을 주는 것
단기 채권에 영향을 주는 것은 시장금리일 것입니다. 흔히 기준금리라고 이야기하는데요, 매번 미국에서도 올리네 마네 지속적으로 뉴스에 나오는 그 녀석입니다.
1,2년 내에 짧게 빌리기 위해서 채권을 발행했는데, 기준 금리가 바뀌게 되면 다음 발행할 때에는 이를 반영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예금에다가 넣으면 될 것을, 위험을 감수하고 채권을 살 메리트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장 금리를 바로바로 반영하는 특성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장기 채권 금리에 영향을 주는 것
장기 채권은 조금 양상이 다른데요, 시장의 금리를 바로 반영한다기보다는 먼 미래를 봤을 때 경제 상황이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위에 경기 사이클에서도 말씀드렸듯,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예측이 된다면 장기 채권 금리가 올라가게 됩니다. 긴 기간 동안에 확정적으로 돈을 빌릴 수 있다는 것인데 이러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금리가 올라가게 됩니다.
그리고 호황이라고 예상이 된다면, 투자자들은 채권이 아닌 주식 시장에 자금이 몰리게 됩니다. 기업들이 활동을 활발하게 해서 수익이 많이 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레 채권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고 가격은 떨어지게 됩니다. 대신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채권 금리는 올라가는 것입니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이유
너무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 둘 사이에 금리가 역전되는 경우는 어느 하나가 급격이 올라가거나, 아니면 급격히 내려가는 경우일 것입니다. 아마도 이 둘 사이에 역전이 경기침체의 신호로 쓰이는 이유는 후자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경기가 불황임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장기채권의 금리가 낮아지는 특징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금리차트 많이 보셨을 텐데요, 회색선이 경기침체가 왔던 구간입니다. 회색 기둥을 기준으로 왼쪽으로 옮겨가다 보면 두 금리의 차이가 0보다 작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0년물 금리 - 2년물 금리) 했을 때, 음수라면 2년물 금리가 더 고금리라는 의미입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금리역전이 해소가 되고 난 뒤에 경기 침체가 뒤따라 온다는 것입니다. 현재 2024년인 지금은 최장 기간 동안 역전 상태가 유지되었다가 최근에 회복이 되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경기침체가 오는 걸까?
그렇다면 이제 경기 침체가 올 것인가에 대해서 다들 우려를 많이 하시는 것 같은데요, 다수의 전문가들은 역전이 된 이유가 장기채권의 금리가 내려가는 것이 아닌, 단기 채권의 금리가 너무 빠른 시간에 상승을 한 것을 원인으로 삼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9월에 금리를 내리기 전까지 계속해서 금리를 급격하게 올린 바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단기 채권 금리가 급등을 하게 된 것이고요, 이와 관련하여 경기침체를 나타내는 여러 지수들, 예를 들어 실업자수라던가, 실업수당 청구건수라던가 모든 지표들이 경기침체와는 거리가 멀 기 때문에 다들 경기침체를 우려하지는 않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미국 10년물 채권 금리인데요, 지속적으로 우상향 하고 있습니다. 즉,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마치며
경기 침체는 다시는 겪지 않고 싶은 이벤트이겠지만, 경기는 계속 돌고 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오지 말라고 기도를 할 것이 아니라 왔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대비를 해놓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경기 침체가 오면, 분명 장기채권금리는 떨어지고, 가격은 올라갈 것입니다. 우리는 주식과 채권을 섞어서 보유를 할 때 채권도 기간별로 나누어서 장기채권도 어느 정도 보유를 해놓음으로써 침체에 대비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금과 같은 안전 자산으로 구성할 수도 있을 것이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을 너무 예측하려 하지 말고, 비교적 긴 호흡을 가지고 항상 대응을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침체는 오더라도 내가 없는 시점에 와주길 바라며, 모두 성투하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투자 공부 > 채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전은행환산이자 알아보기 (2) | 2024.12.05 |
---|---|
장내/장외 채권 알아보기 (0) | 2024.11.29 |
환매 조건부 채권(RePurchase agreement) 알아보기 (2) | 2024.11.11 |
개인투자용 국채 알아보기 (0) | 2024.06.18 |
물가연동채권(TIPS) (0) | 2021.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