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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요즘 채권에 대해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요, 실제 투자를 하려고 들어가 보면 "세전은행환산이자"라는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뜻을 잘 몰라도, 직관적으로 이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했을 때, 세전으로 이 정도 은행이자만큼 벌 수 있을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투자를 진행함에 있어서 예상되는 수익률은 매우 중요한 지표일 것입니다. 채권은 엄연히 은행예금과는 다르기때문에 실질적으로 수익률이 다르게 표현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이 수치가 도입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은행이자 만큼 벌 수 있으려면 몇 가지 조건이 있어야 하고요, 실제 수익과는 괴리가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어떤 경우에 이 수치를 신뢰할 수 있는지 그 내용에 대해서 공유해 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래 두 가지 조건인 경우에 실제 은행이자 수익과 가깝게 계산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조건
1. 잔존만기는 1년 이내 짧은 단기 채권
2. 자본 이득이 적은 채권
세전은행환산이자란?
증권회사에서 채권을 판매할 때, 일반 투자자가 은행에 예금을 들었을 때의 상황을 가정하여 쉽게 수익률을 알아볼 수 있게 하기 위해 제공하는 정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계산은 아래와 같이 할 수 있습니다.
세전은행환산이자 = 세후만기수익률 / (1 - 0.154)
채권투자에서 투자자가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은 크게 자본이득과 이자소득이 있습니다. 자본이득은 내가 산 가격보다 채권가격이 올랐을 때 매도를 하여 얻을 수 있는 시세 차익입니다. 이자소득은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동안 받을 수 있는 이자입니다. 하지만, 채권에 대한 세금을 계산할 때에는 자본소득은 비과세이고, 이자소득에만 15.4%를 부과합니다.
(단, 2025년 세법개정안에 따라 금투세가 도입이 되면 자본소득에 대해서도 250만 원 공제 후, 매매차익에 대해서 22%~27.5% 세율로 과세됩니다.)
세전은행환산이자와 실제 수익률 사이에 차이가 생기는 이유
먼저 세후 만기 수익률 공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세후만기수익률 = {(자본소득) + (이자소득 * (1-0.154))} / (총투자금액) / (투자기간)
첫 번째로, 모든 수익률은 "단리"로 계산되기 때문입니다. 채권에서 세후만기수익률을 살펴보면, 자본이득과 세후 이자소득을 에 대한 수익률을 계산하고 있는데요, 이를 투자기간으로 나누어주기 때문에 단리로 생각했을 때 수익률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보통 은행이자를 생각한다고 하면, "연복리"를 떠올리게 됩니다.
예를 들어 5%의 금리가 3년 동안 고정되어 있다고 해본다면, 우리는 단리로 적용되는 3년 만기로 들 것이 아니라, 1년 만기로 재예치를 하여 복리로 불리는 것이 더 이득일 것입니다. 이렇게 단리로 계산된 세후 이자를 단순히 세전으로 환산하기 때문에 여기서 괴리가 발생하게 됩니다.
둘째로, 비과세가 되는 자본소득이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만기수익률을 계산식을 보시면 자본소득이 들어가 있습니다. 세전 금액이라면 비과세가 되기 때문에 온전한 금액으로 참여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세후 수익률을 계산할 때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세후 금액을 세전으로 돌리기 위해서 단순히 15.4%를 나누어어주는 과정에서 온전히 영향을 받게 됩니다. 여기에서 오는 차이로 인해 대체적으로 은행이자수익률이 더 큰 퍼센티지로 나타나게 됩니다.
예제를 통해 살펴보기
언제나 그렇듯, 계산이 오고 가면 수식만으로는 잘 와닿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좀 더 이해를 잘해보기 위해서 예제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각 항목에 대한 설명은 아래와 같습니다.
표면금리 : 채권만기까지 발생하는 현금흐름(이자)
액면가 : 채권이 발행되는 가격
만기 : 채권의 만기기간
주문단가 : 해당 채권의 가격이 시장에서 바뀔 텐데, 변동되는 가격 중 실제 투자자가 매수를 했다고 가정하는 가격
총 매수 가격 : 액면가 * 주문단가
자본수익 : (만기상환금액) - (매수금액), 액면가보다 싸게(주문단가)로 매수해서 만기까지 보유했다고 가정
이자소득 : (액면가 * 표면금리 * 주문수량 * 만기)
만기수익률(연, 세전) : (자본수익 + 이자소득) / (총 매수가격) / (만기)
만기수익률(연, 세후) : [(자본수익) + {(이자소득 * (1-0.154))}] / (총매수가격) / (투자기간)
세전은행환산이자 : 만기수익률(세후) / (1-0.154)
이자수익 : [(총 매수가격) * (1+(세전은행환산이자))^(투자기간)] - (총매수가격)
- 세전은행환산이 자를 복리로 만기까지 보유했을 때 이자
- 이자금액만 나타내기 위해 총수익금에서 원금을 빼줌
괴리 : (예금수익 - 채권수익)
- 복리로 계산한 예금에서 실제 채권 수익을 뺀 금액
괴리(비율) : (예금수익 / 채권수익)
- 채권수익대비 예금수익의 비율로, 비율이 높을수록 괴리가 크고, 세전은행환산이자로 이만큼 더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채권 A vs 채권 B
이 두 채권은 모든 조건은 동일하고, 만기만 다릅니다. 채권 A는 3년간 총 260만 원을 벌었고, 채권 B는 1년간 총 220만 원을 벌었습니다. 채권 A의 경우에는 금액만으로 보면 30%가 넘는 수익률이 나왔을 텐데, 3년간 수익이니 단순히 3으로 나눠주는 바람에 10%대의 수익률이 됨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채권에서의 수익률은 단리로 계산됨을 알 수 있습니다.
채권 C
세전은행환산이자가 가장 정확히 제 역할을 하는 조건입니다. 자본소득이 없고, 만기까지 과세가 되는 이자소득으로만 수익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세전만기수익률과 동일하게 2%로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채권은 보통 장외채권으로 한번 매수하면 만기까지 쭉 보유하면서 현금흐름(이자)만 취하는 채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기도 1년이므로, 복리에 따른 괴리도 나타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채권 D < 채권 E < 채권 F < 채권 G
D~G까지 채권은 만기를 제외한 모든 조건은 동일하고요, 자본수익은 0원입니다. 만기가 길어질수록 단리로 계산되는 것에 대한 괴리가 점점 커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세전은행환산이자의 경우 2%로 모두 동일하다고 나와있지만, 만기가 다르기 때문에 복리에 의해 누릴 수 있는 수익에 대해서는 표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세전은행환산이자를 대할 때 만기를 같이 살펴봐야 하는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채권 H
좀 극단적인 예제를 만들어봤는데요, 자본수익이 200만 원이 있고, 만기가 15년으로 긴 장기채권임을 가정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괴리를 발생시키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하는 형태입니다.
은행이자는 4.7% 정도로 나오는데, 단순히 예금 15년 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비교를 하면 실제 채권투자로 얻는 수익은 200만 원 이상 더 적을 것입니다.
즉, 자본수익이 많고, 만기가 길어질수록 세전은행환산이자는 의미가 없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실제 상품에서는 어떨까?
다음은 삼성증권에서 판매하는 "서울도시철도 24-11"채권입니다. 기간에 대한 괴리를 확인해 보기 위해서 7년 이상 비교적 긴 채권을 선정하였습니다.
우선, 가장 상단에 세전은행환산 수익률이 빨간색으로 3.242%라고 되어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이 이율로 연복리로 7년을 투자한다고 가정해 본다면, 세전으로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율 : 3.242%
기간 : 7년
투자원금 : 10,000,000원
총수익금 : 10,000,000원 * (1+0.03242)^7 = 12,502,442원
총이자소득 : 2,502,442원
대략 7년 후에 250만 원 정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나와있습니다. 그럼 실제로 채권에 투자를 했다면 그 정도 수익이 나올까요? 모의계산메뉴를 통해서 직접 확인해 보겠습니다.
원금을 똑같이 1천만 원으로 설정하고 계산한 결과입니다. 과세가 되는 부분은 약 187만 원이고, 상환원금이 매수금액보다 많으므로 대략 그만큼 자본소득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35만 원 정도는 비과세로 참여를 하게 되고, 결국 세전은행환산이자에 괴리를 발생시키게 할 것 같습니다.
은행이자와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7년 후 은행수익 : 2,502,442원
7년후 채권수익 : 2,228,756원
괴리(은행수익 - 채권수익) : 273,686원
괴리율 : 12.27%
즉, 위에 세전은행환산이자만 보고, 기간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은행예금보다 더 못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채권을 볼 때 어떤 숫자를 봐야 할까요?
바로 위에 빨간색 점선으로 표시해 놓은 "매매수익률"을 보시면 됩니다. 동일한 조건으로 매매수익률로 은행예금을 복리로 계산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율 : 2.886%
기간 : 7년
투자원금 : 10,000,000원
총수익금 : 10,000,000원 * (1+0.02886)^7 = 12,203,769원
총이자소득 : 2,203,769원
모의 투자결과에서 볼 수 있는 금액과 거의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채권을 볼 때, 세전은행환산이 자보 다는 매매수익률을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만기까지 보유했을 때의 수익이지, 혹시 중간에 매도를 할 계획이 있다면 이런 수치는 정말 정말 참고로만 해야 할 것입니다.
마치며
채권은 낯설고, 은행예금은 친숙합니다. 그래서 각 증권사별로 채권투자 시 얻을 수 있는 수익에 대해서 친숙한 은행이자로 표현을 하려고 한 것 같은데요, 자본이득이 많이 생기는 상황이나 만기가 긴 경우에, 그리고 또 하나 만기까지 가지고 있지 않을 경우라면 이 수치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럴 때는 "매매수익률"을 참고하는 것이 그나마 더 정확한 수익률을 예측해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하지만 1년 이내 단기 채권들, 특히 한번 매수를 하면 만기까지 쭉 가는 그런 채권들의 경우 거의 매매수익률과 세전은행환산이자의 경우 비슷하게 나올 것이기 때문에 참고를 해도 좋습니다.
그럼 "매매수익률"을 처음부터 사용하면 될 것을 왜 이렇게 복잡하게 수익률을 표시할까요? 저의 개인적인 추측인데 아마도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높게 준다는 것으로 어필을 해보고자 함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도 이런 식으로 판매하게 되면 불완전판매로 이슈가 될 수도 있다는 뉴스를 본 것 같기도 합니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이런 내용들은 미리미리 챙기셔서 혹시나 채권투자를 생각하고 계시다면 손해 보는 일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번 포스팅과 관련된 몇 가지 글들 링크 남깁니다.
2021.02.05 - [투자 공부/채권] - 현재가치 / 미래가치 계산
2021.02.12 - [투자 공부/채권] - 만기 수익률(Yield to Maturity)
2021.03.08 - [투자 공부/기초] - 수익률과 기하평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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