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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레이션(duration)
오늘은 채권에서 나오는 중요한 개념인 듀레이션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duration의 사전적 의미는 기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채권의 구성요소 중, 만기가 있는데, 저는 처음에 듀레이션과 만기를 동일한 개념으로 이해를 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채권의 만기는 연단 위로 표현되며, 듀레이션도 연단 위가 됩니다.
또한, 채권의 만기도 듀레이션에 영향을 주는데, 만기가 길어질수록 듀레이션도 비례해서 증가하는 양상이 있습니다. 비슷한듯 비슷하지 않은 두 개념이 헷갈리게 되어서 이번에 한번 살펴본 내용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듀레이션의 정의
공부를 하다보니, 듀레이션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널리 이용되는 맥컬리 듀레이션에 대해서만 살펴보겠습니다.
듀레이션(duration)이란 채권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의 가중평균만기로서 이자율 변화에 대한 채권 가격의 민감도를 측정하기 위한 척도로써 1938년 매컬리(F. R. Macaulay)에 의해 체계화되었다.
우선, 한국어 위키에서 듀레이션에 대한 정의를 위와 같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중요하다 싶은 부분에 빨간색으로 표시를 해두었습니다.
또한, 듀레이션은 민감도를 측정하는 것 이외에, "원금 회수 기간"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우리는 채권에 투자를 할 때, 채권의 현재 가격으로 거래를 하게 됩니다. 액면가 100만 원짜리 채권을 90만 원에 매수를 하였다면, 이 90만 원을 회수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원금 회수는 매우 중요합니다. 만기 10년짜리 채권을 매수하였는데, 듀레이션이 8년이 나왔다는 것은, 내가 이 채권을 산 투자금을 8년 만에 모두 회수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추가로 2년 동안 얻어지는 수익은 부가수익이 됩니다.
듀레이션의 활용
무엇을 배웠으면 써먹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듀레이션을 알았으니, 이제 어떻게 써먹을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그전에, 채권투자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시장이자율 상승 리스크와 채무 불이행 리스크라고 생각됩니다. 채무 불이행 리스크의 경우에는 회사채의 경우 우량 회사채에 투자를 하고, 국채의 경우 미국과 같은 절대 망하지 않을 것 같은 국가에 투자함으로써 어느 정도 헷지가 가능하다고 보입니다.
그럼 시장이자율 상승 리스크만 남는데, 시장 이자율이 상승하는 경우 채권 투자자는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할까요?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 다양한 듀레이션을 갖는 채권들이 포함되어있는 경우 우선적으로 대처를 해야 할 채권들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만약 듀레이션을 만기와 동일한 개념으로 취급을 한다면 10년짜리 채권을 여러가 가지고 있는 경우 어떤 것을 먼저 대응을 해야 할지 판단하기가 애매해집니다. 다음 섹션에서 살펴보겠지만 듀레이션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만기 말고도 여러 가지 요인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요인들을 잘 반영해서 하나의 지표로 산정해줍니다. 이것은 투자자의 입장에서 조금 더 객관적으로 채권 자산을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가 됩니다.
시장 상황 | 대처 |
시장 이자율이 오를것 같은 경우 | 듀레이션이 긴 채권들 부터 비중을 줄여나간다. |
시장 이자율이 내릴 것 같은 경우 | 듀레이션이 긴 채권들을 미리미리 매수해둔다. |
실은 금리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요즘같이 제로금리인 경우 금리는 더 하락하기보다 더 상승할 여지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 금리 변화에 민감한 채권은 바로 듀레이션이 긴 채권, 즉 장기채일 것입니다. 금리가 오를 것 같아서 내가 가진 장기채를 좀 정리해야 할 것 같은데 죄다 30년 짜리라면? 이럴 때, 듀레이션을 사용해서 비교를 해보면 조금 더 객관적으로 파악이 가능할 것입니다.
반대로, 금리 하락이 예상되는 경우 듀레이션이 긴 채권들을 매수하면 좋습니다. 마치 레버리지를 이용하여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과 비슷해 보이는데요, 2x레버리지의 경우 1만큼 떨어지거나 오르면, 2만큼 떨어지거나 오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리가 1% 내려가면, 듀레이션이 1인 채권은 1%만큼 변동이 생기겠지만, 10인 채권은 10%에 가까운 변동이 생길 것이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선형적으로 생각하였지만, 실제 채권 가격을 계산해보면 이렇게 딱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더 크게 출렁일 것이라는 느낌 정도로...) 듀레이션을 보고, 이런 금리 변화에 민감한 채권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내가 가지고 있는 채권 ETF들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들의 듀레이션이 어떤지, 한번 살펴보고 시장금리의 변화에 따라 내 자산이 어떻게 변동될지 한번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듀레이션의 특성
듀레이션을 설명하는 많은 글 가운데, "무게중심"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즐겨 이용하는 놀이기구인 시소를 생각하면 됩니다.
숫자는 채권에 대해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기간을 타나 냅니다. 5년 만기 채권의 경우 이자를 5번 받을 수 있으므로, 1 ~ 5까지 적혀있습니다. 파란색 동그라미는 매년 수령하는 이자금액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마지막 만기가 되는 해에는 이자와 원금을 같이 받으므로, 초록색 동그라미로 원금을 표현하였습니다. 이때 이자는 현재가치로 환산된 현금흐름을 이야기합니다.
원래 시소에서 기준점은 항상 가운데일 것입니다. 즉, A삼각형이 중심일 텐데요, 만약 채권을 보유하는 5년의 기간 동안 받을 수 있는 모든 현금흐름을 시소위에 올려놓는다고 상상해보죠. 마지막 해에는 원금을 돌려받으므로 시소의 오른쪽은 항상 무게가 쏠리는 형태로 구성이 될 것입니다.
듀레이션은 바로 이 삼각형의 위치가 됩니다. A위치에서는 3년 정도로 보이네요. 그런데, 위와 같이 5년 만기 채권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을 올려놓았을 경우 A위치에 있다면 시소는 오른쪽으로 기울 것입니다. 시소가 평평하게 유지되려면 A무게중심을 B무게중심 쪽으로 이동을 해야 할 것입니다. 대략 4.5 정도 되는 위치로 보이네요.
(실제로 쿠폰 이자율 5%, 시장이자율 7%인 5년 만기 채권의 듀레이션은 약 4.523 정도 나옵니다.)
그럼 듀레이션의 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살펴보면 그 특성을 알 수 있는데요, 시소의 무게중심의 변화에 영향을 주는 것을 살펴보면 되겠습니다. 다음과 같이 4가지 요소로 정해볼 수 있습니다.
만기
만기는 듀레이션과 서로 비례해서 움직입니다. 시소의 길이가 길어짐에 따라 무게중심의 위치도 비례해서 오른쪽으로 움직임을 상상해보시면 됩니다. 특히, 지급이자가 없는 할인채의 경우 시소위에는 커다란 원금 동그라미 하나만 있을 텐데요, 이런 경우 무게중심은 바로 원 아래에 있어야 평형이 유지됩니다. 즉 만기와 듀레이션이 동일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런 특성을 봐도, 서로 비례해서 움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쿠폰 이자율
이자에 영향을 주는 요소입니다. 발행 시, 5%를 주는 채권과 10%를 주는 채권을 비교해보면, 10%씩 이자를 받는다고 하면 원금을 회수하는데 기간은 더 짧아질 것입니다. 즉, 이자 동그라미가 커지게 되니까 무게중심은 왼쪽 방향(듀레이션이 짧아지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할 것입니다.
시장이자율
시장이자율도 마찬가지로 이자에 영향을 주는 요소입니다. 쿠폰 이자율에 의해 결정된 이자금액을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시장이자율이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듀레이션과 반비례하게 움직입니다.
이자지급 횟수
1년에 이자를 1번 주는 채권과 2번 주는 채권을 비교해보면, 당연히 2번 주는 채권이 원금 회수에 빨리 도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항목도 듀레이션과 서로 반비례하게 움직입니다.
정리하면, 만기는 듀레이션과 서로 비례하게 움직이고, 나머지 쿠폰 이자율/시장이자율/이자지급 횟수는 듀레이션과 반비례하게 움직입니다. 즉, 이자율이 커질수록, 횟수가 클수록 듀레이션은 짧아지게 됩니다.
듀레이션의 계산
위에서 알아본 듀레이션을 직접 계산식을 가지고 계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때 중요한 개념은 "현재가치 환산"공식이 사용됩니다. 지난번 포스트에 남겨두었던 내용을 한번 보고 오시면, 요 부분을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021/02/05 - [투자 공부/채권] - 현재가치 / 미래가치 계산
먼저 듀레이션을 계산하는 공식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한국어 위키에 나와있는 내용대로라면, 아래와 같은 공식으로 계산됩니다.
만기는 T 년이고, B0는 채권의 현재 가격입니다. CashFlow(t)는 t 년에 발생한 현금흐름(이자 또는 원금)에 대해 현재가치로 환산한 금액을 이야기합니다.
수식을 좀 풀어서 설명을 쉽게 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약간 변형을 하였습니다.
B0는 채권의 현재 가격으로 동일하고, 분모 부분만 시간 t에 관한 함수로 A(t)와 같이 표현을 하였습니다. 매번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시점에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을 하는데, 이때 현재 기간인 t가 곱해지게 됩니다. 즉, 시간에 따른 가중치를 부여하기 위함입니다. 쿠폰 이자율이 정해지게 되면, 매년 발생하는 이자금액은 동일합니다. 여기에 시장이자율을 이용하여 현재 가치로 환산 후, 기간을 곱해서 가중치를 부여하게 됩니다.
즉, 만기에 가까워질수록 큰 숫자가 곱해지므로,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한 30년 만기가 되는 채권을 생각해보면, 매년 발생하는 이자가 1만 원이라고 하더라도, 30년 후 1만 원은 듀레이션 계산에 영향을 미치는 금액이 대략 30만 원 정도로 커지게 됩니다. 그만큼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게 되고, 30이라는 숫자가 곱해지기 때문에 이자 가격이 조금만 변동하더라도 그 금액이 크게 크게 출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즉, 듀레이션이 길수록 민감해지게 된다는 요소가 바로 이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럼 심플하게 계산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쿠폰금리가 7%인 3년 만기 이표채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현재가치로 환산을 위해 시장이자율은 7%로 계산해보면 듀레이션 계산은 아래와 같이 계산됩니다.
시장이자율과 쿠폰금리가 7%로 동일하므로 채권의 현재 가격은 액면가와 동일합니다(B0). A(t) 부분을 계산할 때, 각각 기간이 곱해지게 되고, 이렇게 나온 값에 현재 가격으로 나눠주면 약 2.8년이라는 듀레이션이 나오게 됩니다.
만기는 정해졌고, 쿠폰 이자율도 정해졌으므로, 이제부터 이 듀레이션은 시장이자율이 변함에 따라, 채권의 현재 가격도 변하게 되고, 결국 듀레이션도 지속적으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마치며
"듀레이션 = 만기"로만 알고 있었던 제 제식에 조금 더 상세한 내용이 추가되었습니다. 듀레이션을 한번 상기해보면,
시장 이자율이 변함에 따라 채권 가격이 얼마나 민감하게 움직이는지 나타내는 척도이다.
채권에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듀레이션이 길수록 시장이자율이 조금만 변해도, 채권 가격은 크게 출렁이게 된다.(레버리지 효과)
채권을 직접 사고파는 투자를 하고 있진 않지만, 채권 ETF는 제법 많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얻어진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채권 ETF들을 한번 살펴보고, 앞으로 의사결정에도 적극 도입해보도록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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